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어떤 사람은 멀쩡하고, 어떤 사람은 금방 얼굴이 빨개지고 어지러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? 단순히 ‘주량 차이’일까요? 사실 그 차이는 유전적으로 결정된 알코올 대사 효소, 그 중에서도 ADH1B 효소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.
1. 술 대사의 첫 번째 단계: ADH1B의 역할
술(에탄올)은 간에서 다음과 같은 2단계 과정을 거쳐 분해됩니다.
- 1단계: 에탄올 → 아세트알데하이드 (독성 물질) - 여기서 중요한 효소가 바로 ADH1B (알코올 탈수소효소)
- 2단계: 아세트알데하이드 → 초산 → 물 + 이산화탄소 - 여기에는 ALDH2 효소가 필요합니다.
ADH1B 효소가 활발하면 에탄올을 빠르게 아세트알데하이드로 전환하므로, 몸에 독성 물질이 빨리 쌓이고 얼굴이 더 빨리 붉어질 수 있습니다. 반대로, 이 효소가 느리게 작동하면 분해 속도도 느려져 술을 천천히 소화합니다.
2. ADH1B 효소 유형에 따른 술 체질
ADH1B는 유전적으로 아래와 같은 3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.
유형 | 특징 | 술 반응 |
---|---|---|
빠른 타입 (GG) | 에탄올을 빠르게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분해 | 얼굴 빨개짐 ↑, 숙취 빠르게 올 수 있음 |
중간 타입 (GA) | 적당한 분해 속도 | 술 적응도 개인차 큼 |
느린 타입 (AA) | 알코올 분해가 느림 | 술을 오래 마셔도 얼굴이 덜 붉어짐 |
3.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의 진짜 비밀
“술이 세다”는 건 단순히 많이 마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. 진짜 술을 잘 마신다는 건, 술을 천천히 분해하며, 아세트알데하이드에 덜 민감한 체질을 의미합니다.
- ADH1B: 알코올 → 아세트알데하이드 전환 속도 결정
- ALDH2: 아세트알데하이드 → 초산으로 해독 여부 결정
두 효소가 모두 잘 작동하는 사람은 술을 잘 마시는 체질이며, 이들은 숙취도 덜 겪습니다.
4. 반대로 ADH1B가 빠르고 ALDH2가 약하면?
문제는 ADH1B는 빠른데 ALDH2가 약한 경우입니다. 이 조합은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빠르게 축적되면서, 건강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.
이런 체질은 술을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심하게 빨개지고, 심장이 두근거리며, 메스꺼움까지 동반될 수 있습니다.
5. 유전자 검사로 알 수 있을까?
요즘은 간단한 유전자 키트를 통해 ADH1B, ALDH2 유전자형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. 이를 통해 자신의 음주 반응, 간 해독 능력, 술 관련 건강 리스크까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.
6. 술 잘 마시는 사람도 안심하면 안 되는 이유
ADH1B와 ALDH2 모두 활발하게 작동한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건 아닙니다. 알코올 자체가 간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며, 과도한 음주는 간 질환, 고혈압, 암 등 다양한 질병의 위험을 높입니다.
즉, 체질과 별개로 적당한 음주가 건강에 유익합니다.
마무리: 술 체질은 유전으로 결정되지만, 선택은 나의 몫
술을 잘 마시는 체질과 못 마시는 체질은 모두 유전적인 효소 활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. 누군가는 얼굴이 빨개지고, 누군가는 멀쩡한 것처럼 보여도, 그 속도와 해독 능력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.
중요한 건 자신의 체질을 알고, 건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음주를 선택하는 것입니다.
얼굴이 빨개지는 체질이라면? 👉 술 마시면 빨개지는 이유 – ALDH2 효소 이야기 보러가기
다음 글에서는 ‘해장 잘하는 사람은 무엇이 다를까?’에 대해 소개할 예정입니다.